학생 때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보고 나서 내가 처음 한 행동은 이 영화가 몇 년도에 나온 영화인지 찾아보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요즘 영화 못지않게 재미가 좋은데 중간중간 옛날 감성이 느껴지는 소품 같은 게 눈에 띄였기 때문이다. 1968년도 작품이라는 걸 알고 충격받았던 기억이 있다. 스타워즈 첫 개봉의 약 10년 전 작품. 이 영화의 감독은 세계 최고의 거장이라는 건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SF를 팝으로 바꾼다면 이 영화는 마이클 잭슨 같은 느낌이랄까?
역대 SF영화중 최고의 걸작, 그냥 역대 영화 역사상 최고의 작품 중 하나인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연출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만들기 4년 전에 만든 블랙코미디 영화가 바로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이다.
인트로부터 이 시대에 살면서 봤으면 얼마나 재밌었을까 싶다. 이시대는 다시 전쟁이 일어나리라는 불안이 사회에 엄습한 시기다. 정치인은 국민의 불안을 이용하여 자신의 입지를 넓히려 한다. 제대로 사회를 인식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미국과 소련의 냉전사회가 거장의 눈에는 어떻게 보이는가 잘 알아볼 수 있는 영화. 글씨체부터 조롱의 시선이 역력하다.
역시나 블랙 코미디 답게 여기고 저기고 제대로 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과대망상에 빠진 준장은 지휘체계의 맹점을 이용하여 소련과의 핵전쟁을 일으키려 한다.
핵전쟁이 일어날까 말까 하는데 공군 참모총장이라는 사람은 내연녀와 대통령 앞에서 전화로 사랑싸움을 한다.
대통령은 15분 후에 핵폭탄이 소련에 떨어지는데 상황에 맞지 않은 앞뒤 꽉 막힌 대화를 하면서 자기 상한 감정을 어린애처럼 표출한다.
4년 후에 역대 최고의 영화를 만들 감독답게 1964년에 이게 가능한가 싶은 장면이 있다.
어찌저찌 해결되는 듯 보였지만 한대의 B-52는 격침을 당하지 않고 소련을 핵무기로 타격하는데 성공? 한다.
이후 Vera Lynn의 We'll meet again과 함께 영화는 끝난다.
실제 2차 세계대전의 유행가였다고 한다.
어두운 시기에 빛과 희망을 전해준 명곡이다. 감상해보자.
멘드레이크 대령, 대통령,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세명은 '동일인물'이다. 피터 셀러스라는 1인 다역에 재능을 가진 영국 배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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