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래비티(Gravity): 앞으로 영화는 여기까지도 가능하다

돠기 2022. 5. 27. 21:43

  끼리끼리, 친구는 닮는다.

 

레버넌트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판의미로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그래비티 감독 알폰소 쿠아론

 

셋은 서로 친구고 멕시코 출신 영화감독이다. 셋다 거장이다.

레버넌트 보고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비티 보고 다시 한번 놀랐다. 친구라 그런가?

 

두 영화 모두 숨막히는 재난상황을 말없이 보여준다. 관객 입장에서 내게 일어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말없이 보여주기 때문에 나도 말로 뭐라 하기가 힘들다. 말이 필요없는 훌륭한 영화.

 

레버넌트가 잔혹한 야생을 보여줬다면 그래비티는 상상을 초월한 세계, 우주다.

 

 

 

 

 

 

 

 한 장면, 한 장면을 아주 길게 찍어서 보여주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다. 무슨 일이 벌어져도 이상할 것 같지 않은 공포에 바들바들 떨며 보게 된다. 괴물 하나 안나오는데 더 재밌다.

 

 

 

 

 

 그래비티가 훌륭한 이유는 이세계 창작물에나 등장할것 같은 우주에서 완전한 현실 재난을 완벽하게 표현했다는 점이다. 전부 cg로 만들었지만 실제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을 아주 긴박하게 보여준다.

 

 재난이 일어나 해결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방식이 특출나다. 찰나에 일어난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을 롱테이크로 영화 끝까지 마치 한장면 처럼 보여준다. 그러다보니 영화를 관객에게 팔장 끼고 다리 꼬고 편안한 마음으로 보게 해주는게 아니라 이 문제를 직접 해결 해야 하는 적극성을 부여한다. 

 

 

 

 

 

 

 음악을 너무 많이 사용한게 아쉬울 정도로 긴장감 넘치는 판을 깔았다. 내 생각에 음악은 지구에 도착한 이후에 마지막 순간에만 나왔어도 좋았을 것 같다. 관객을 더욱 객관화해서 보다 보니 음악을 많이 넣었겠지만 이 영화에 음악은 필요 없다.

 

 

 

 

 

 

 말 그대로 '우주의 미아'가 되는 걸 체험해 볼 수 있는 영화. 어지러울걸 차치하고 꼭 봐야할 영화다. 그 정도 참을 가치가 충분히 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재난 영화라고 보긴 아쉽고, 영화의 가치에 대하여 한차원 더 끌어올린 작품, 그걸 선도한 작품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 '이제 영화는 여기까지 가능하니까 알아둬. 어때 재밌지?'

 

영화 한편 볼 돈으로 우주 (재난) 체험 시켜주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