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꼽히는 sf와 반전영화의 수작, 13층이다.
미스터리를 미스터리로 두고 끝내는 것도 좋지만 미스터리를 깔끔히 해결하고 끝내는 영화도 좋다. 이 영화는 후자다.
매트릭스, 인셉션 기타 여러 sf 영화가 떠오른다. 모르긴 몰라도 수많은 영화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다른 건 깔끔하고 담백한 맛으로 다가오는데 딱 하나, 여주인공의 행적이 좀 거슬렸다.
제인풀러는 남편을 가상현실로 끌어들여 그를 죽이고 그의 변하긴 전 젊었을 때의 모습을 간직한 가상의 인물 더글라스 홀을 자신의 새로운 남편으로 주입시켜 맞이한다.
이 캐릭터는 낯이 익은데, 바로 매트릭스 시리즈의 '베인'과 유사하다.
그는 스미스 요원에게 매트릭스 세계에서 잠식당하고 스미스 요원의 복제가 된뒤에 전화기를 타고 현실세계로 들어온다.
매트릭스는 가상세계에게 살해당하고 끔찍한 바이러스가 현실세계로 침투한 것이라면,
13층은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 사랑을 위해 현존 인물을 살해하고 대체한 것이다.
남자 주인공(프로그램) 더글라스 홀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구원을 받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잘된것인가? 이 부분을 잘 생각해 봐야한다.
이 영화가 해피 엔딩이라고 들이 미는게 굉장히 불편하다. 관객을 우롱하려고 하는것 같고, 그게 아니었다면 우메하다.
아무리 나쁜 남편이라지만 제인 풀러는 극악 무도한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악인을 제거했고 이제 미래를 누리는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는게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진다. 남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좋은 사람들을 남기고 아닌 사람은 제거하는 것이 선, 정의, 옳은 일 일까?
수작인 영화 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소름끼치는 윤리관으로 슬며시 관객을 속이는 음흉한 영화이거나, 좋은 것과 옳은 것을 구분못한 어리석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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